“요즘은 다 취업 잘되는 과만 간다던데, 흥미는 사치 아닌가요?” 입시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이런 질문은 흔하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대학 입학 이후, 심지어 졸업 후까지도 자신의 전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전공 선택이란, 단순히 점수나 전망만이 아니라 흥미를 기준으로 한 자기 이해와 적합성의 탐색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전공 선택을 ‘흥미 중심’으로 접근하는 이유와,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흥미 기반 전공 선택이 중요한 이유
전공은 대학에서 3~4년 이상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향후 진로와 직업의 방향까지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과정에서 ‘흥미’는 단순한 관심 이상의 기능을 합니다. 학습 동기, 지속 가능성, 스트레스 저항력, 심지어 직업 만족도까지도 흥미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년 내내 해당 전공에 유리한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계획해야 하는 학종 시대에는, 흥미가 없는 전공을 억지로 준비하는 것 자체가 입시 준비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흥미 없는 전공은 대학 입학 이후 학점 관리, 졸업, 취업 준비까지 모든 과정에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며, 이탈과 전과, 전공 후회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습니다. 결국 흥미는 입시의 유불리를 떠나, '공부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가장 본질적인 자극제입니다.
흥미를 파악하는 실질적인 방법
1. 내가 좋아했던 활동과 과목 분석
가장 먼저, 자신이 학교에서 가장 집중했던 과목과 활동을 되짚어봐야 합니다. 단순히 점수가 높았던 과목이 아니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던 수업’, ‘과제나 발표를 재미있게 했던 주제’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역사 시간의 사건 분석’, ‘문학 수업에서의 토론’, ‘과학 실험 후 결과를 해석했던 순간’ 등이 기억에 남는다면, 그 속에 전공의 실마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나만의 진로 관심 키워드 정리
평소 흥미를 갖고 찾아본 뉴스 주제, 책, 영상 콘텐츠 등을 바탕으로 ‘나는 어떤 분야의 이야기에 끌리는가’를 정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 ‘감정 표현’, ‘돈의 흐름’, ‘도시 구조’, ‘범죄 심리’, ‘디지털 트렌드’ 등이 자주 떠오른다면 그에 대응되는 전공(예: 환경공학, 심리학, 경제학, 도시공학, 범죄학, 미디어학 등)을 중심으로 탐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3. 직업의 형태보다 일의 본질에서 생각하기
어떤 직업을 목표로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가’입니다. 지식 전달, 사람과 소통, 실험과 관찰, 정리와 기획, 창의적 창작, 분석과 추론 등 나의 행동 방식에서 일의 본질을 파악하면, 특정 전공의 학문적 속성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흥미를 중심으로 전공 탐색을 확장하는 방법
진로체험 프로그램 활용
각 시도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등을 통해 고등학생을 위한 전공 체험이나 진로 특강이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체험을 통해 단순한 정보가 아닌 현장 중심의 느낌과 감각을 경험할 수 있고, 실제 흥미와 연결되는 전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교 비교과 활동 연계
동아리 활동, 수행평가, 독서활동 등을 통해 전공과 관련된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소설 창작’을 즐겼다면 국어교육과, 문예창작과뿐 아니라 심리학과, 광고홍보학과와도 연계가 가능합니다. 흥미 → 활동 → 학생부 기록 → 전공 선택이라는 흐름을 만들어가면 전공 설득력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진학 선배 인터뷰와 후기 분석
같은 전공을 선택한 대학 선배들의 입학 후기나 유튜브 브이로그 등을 참고하면 해당 전공의 실제 학습 방식과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흥미가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흥미 중심 전공 선택이 입시에서 어떻게 반영되는가?
학종 중심 대학은 학생의 생활기록부에서 다음 세 가지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 전공 적합한 과목 선택
- 진로 관련 활동의 주도성과 탐색 깊이
- 세특 및 독서 기록에 드러난 전공 관심도
이 세 요소 모두 ‘흥미’가 출발점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쌓일 수 있습니다. 억지로 만든 활동은 기록으로 남기기 어렵고, 연결도 부족하며,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에는 설득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흥미를 기반으로 쌓은 활동이 입시 평가의 흐름과 가장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며, 면접이나 구술 평가에서도 스스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전공 선택은 단순한 입시 전략이 아니라, 앞으로의 학문과 삶의 방향을 설계하는 출발점입니다. 그 시작은 ‘무엇을 잘할까’보다 ‘무엇에 끌리는가’, ‘무엇을 탐구하고 싶은가’를 질문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흔히 말하는 흥미는 단순한 ‘좋아함’이 아니라, 내가 계속해서 알고 싶고, 고민하고 싶은 주제에 대한 내적 동기입니다. 이제는 나의 흥미를 점검하고, 그 흥미를 바탕으로 전공을 탐색하며, 활동을 설계하고 기록을 쌓아갈 때입니다. ‘내가 원하는 공부’를 찾아가는 여정이 곧, 나다운 전공 선택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