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등학생인데 입시를 벌써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많은 학부모가 이런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입시는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초등 고학년부터 서서히 쌓여가는 과정입니다. 지금은 점수를 따는 시기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 자기주도성, 독서 습관, 사고력 등을 차곡차곡 키워야 할 시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초등학교 4~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님이 중고등학교 이후 입시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할 수 있는 기반 항목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왜 초등 고학년이 중요한 시기인가?
초등 고학년은 아이의 인지 능력과 자기관리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습관과 사고방식은 이후 중학교 내신,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대학 입시까지 연결됩니다. 특히 자기주도학습 태도, 독서량, 발표력, 탐구 습관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시작하며, 학습뿐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도 매우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이 시기를 단순히 '중학교 준비 기간'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학습 정체성과 사고 방향을 잡는 핵심 시기'로 인식해야 합니다.
독서 중심의 사고력 훈련
초등 고학년 시기에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보다는 ‘어떻게 읽고 생각했는가’가 중요합니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은 후 자신의 말로 요약하거나, 느낀 점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 후 토론을 함께 하거나, 관련 주제로 탐구 질문을 던져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중학교 이상에서 요구하는 독서활동은 감상 위주의 독후감이 아니라, 주제에 대한 관점과 사고 전개 방식이 드러나야 하므로 지금부터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주도 학습 습관 만들기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히 스스로 공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공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일련의 과정을 익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초등 고학년 때는 하루 공부 시간보다 ‘계획을 세워보고 실행해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스케줄표를 직접 작성해보게 하거나, 일주일 단위로 ‘이번 주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점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중학교에 진학한 후 내신 시험 대비나 수행평가 준비에서도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탐구 활동과 발표 기회 늘리기
입시에서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탐구력과 표현력입니다. 초등 고학년 때부터 관찰, 조사, 실험, 비교, 정리 등의 탐구 활동을 일상화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과학, 사회 현상, 인문학 주제 등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영역에서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 관찰 일지를 써본다든지, 기후 변화에 대한 뉴스를 보고 간단한 의견을 정리해보는 방식입니다. 이런 활동을 글이나 말로 발표하게 하면 표현력과 논리력도 함께 자랍니다. 학교에서 발표 기회를 받지 못하더라도, 가정 내에서 발표를 정기적으로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체험 중심의 진로 감각 키우기
입시 전략 중 핵심은 ‘진로 연계’입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않은 아이들도 많지만,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면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물관, 전시회, 공공기관 탐방, 진로 체험 캠프, 메이커 활동 등은 모두 좋은 자극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체험 후의 피드백’입니다. 그저 다녀오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간단한 후기, 그림일기, 소감 정리 등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은 향후 생활기록부의 진로활동 작성에도 도움이 되며, 아이 스스로 자신의 관심 영역을 좁혀가게 만듭니다.
교과 개념보다 ‘이해 중심’의 학습 접근
중학교에서 갑자기 어려워지는 수학, 과학, 국어 등은 대부분 개념 이해 부족에서 출발합니다. 초등 고학년 단계에서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하나의 개념을 ‘왜 그런지’ 질문하고 설명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수학의 경우 단위, 분수, 비율, 도형 등 추상 개념이 처음 등장하므로 사고력 중심 학습이 필요합니다. 국어는 설명문, 주장하는 글 등 비문학 지문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는 것보다, 중등 과정에서 자립할 수 있는 사고 구조를 다지는 것이 초등 고학년의 핵심 목표입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은?
이 시기에는 부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학습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경험’을 축적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학습 주체로 인정해주고, 결과보다 과정을 함께 격려해주는 태도입니다. 또한 ‘지금 잘하냐’보다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지나친 사교육이나 성적 비교보다는, 아이의 호기심을 키우고, 탐구 기회를 늘려주며,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힘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입시는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되는 생활과 학습 태도의 축적입니다. 지금 당장 시험 성적이 높지 않더라도, 독서, 탐구, 발표, 자기주도학습 등에서 건강한 기반이 쌓이면 향후 입시에서도 안정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급하지 않고, 아이의 속도에 맞게 꾸준히 ‘입시가 아닌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하루에 한 가지,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입시의 시작이며,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